[인터뷰] 임현묵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원장 “다문화사회 대상국가간 교류교육사업으로 세계시민교육 발전에 기여할 것”

입력 2022-12-02 17:38   수정 2022-12-05 18:12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2022~2040년 내외국인 인구전망’에 따르면, 귀화자 및 이민자 2세, 외국인을 포함한 이주배경인구가 2020년 218만명에서 2030년 264만명으로 증가해 전체 인구의 5.2%를 차지할 것으로 추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주배경인구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5%를 초과하면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도 다문화사회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주변 다문화가정 국가간의 상호의존성이나 관련 교육의 중요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교육부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하 아태교육원)은 지난 24일 ‘다문화가정 대상국가와의 교육교류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2022년도 쌤(SSAEM)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다문화가정 대상국가와의 교육교류사업 추진 10주년을 맞아 행사를 주관한 임현묵 아태교육원 원장을 만나 그간의 사업성과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임 원장은 서울대 서문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부터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교육, 과학, 문화 보급과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위한 활동을 펼쳐왔다.

? 현 사회 상황에서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 필요한 이유와 역할은 무엇인가.
▲ 우리의 삶은 국경을 넘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세계화가 심화된 지금 세계 도처에는 팬데믹, 기후 위기 등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산재해 있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세계시민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국제사회를 잘 이해하고 창의적이고 책임감 있는 지구촌의 일원을 길러내려면 세계시민교육이 절실하다.

세계시민교육은 인종, 성별, 지역, 종교 등으로 인한 불평등, 차별, 혐오, 폭력 및 자연과의 지속불가능한 관계 등의 근본 원인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다름에 대한 존중과 공감을 통해 연대를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이해교육 증진 사업을 하는 유네스코 산하 단체다. 유네스코와 한국정부의 협약으로 설립된 이래 ‘평화의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국제이해교육과 세계시민교육 증진 활동을 해왔다. 취약계층과 환경 문제 등의 인식 개선을 바탕으로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육사업에 협력을 하고 있다.

? 아태교육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가.
▲ 아태교육원은 교사를 포함한 교육자의 역량 증진, 연구 및 정책 개발, 경험과 공유의 확산 및 육성을 목표로 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연구 및 정책개발, 역량강화, 교수학습자료 개발, 국제교사교류, 정보공유 및 네트워킹 등 5개 주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 교육부가 주최하고 아태교육원이 주관하는 다문화가정 대상국가와의 교육교류사업(이하 교육교류사업)은 올해로 10년이 됐다. 교육교류사업은 급속하게 진행되는 다문화·세계화 사회에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차세대 인재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파견·초청 교사 자신들은 물론, 배치된 학교의 동료 교사와 학생들의 글로벌 교육역량을 향상시키고, 양국 간의 이해와 협력을 증진하고, 전반적인 교육활동 경험의 공유와 교수학습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교육교류사업은 매년 양질의 성장을 이어왔다. 2012년 몽골과 필리핀 두 협력국으로 시작해 라오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라오스로 확대돼 총 7개 국가로 협력국이 늘었다. 교육교류사업에 선발된 한국 교사들은 7개 협력국의 학교에 3개월간 파견돼 직접 학생들을 위한 수업을 진행한다. 외국 교사들 역시 3개월간 한국 학교에 초청·배치되어 직접 한국 학생들을 만나고, 한국의 동료 교사들과 협업해 수업을 진행한다. 지난 10년 동안 총 2,067명의 국내외 교사가 사업에 참여했다.

? 교육교류사업이 올해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
▲ 2022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시작한 온라인 방식의 비대면 교육교류를 본격적으로 실시한 해이다. 현 시대에 적합한 비대면 방식의 교육교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기존의 파견·초청 방식은 상대적으로 교사 개개인의 역량 개발에 좀 더 집중하는 방식이었다면, 온라인 교육교류는 학교별로 4~5인의 교사가 ‘교육교류 연구회’를 구성하고, 한국과 협력국학교 연구회가 1대 1로 파트너가 되는 학교 간 교류 형태로 이뤄졌다.

온라인 교류 방식을 통해 팬데믹으로 인한 지난 3년에 걸친 교육손실을 완화하는 동시에 교육교류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참여 학교의 학생들 또한 좀 더 직접적인 교류 활동의 주체로서 참여하게 됐다. 이러한 올해 교류교육사업의 성과를 ‘2022 SSAEM(쌤)’ 콘퍼런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 ‘SSAEM’ 콘퍼런스는 어떤 행사인가.
▲ SSAEM(Sharing Stories of Asia-Pacific Education Movements) 콘퍼런스는 교육교류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최종 성과보고회다. △참여 교사들의 교육교류 사례 발표를 통한 성과의 축적 및 확산 △학교 관계자와 교사들에게 교류의 장을 제공 △협력국 교육부 간의 긴밀한 소통 및 협력체제 강화 등을 목적으로 2014년부터 매년 실시해왔다.

올해 ‘2022 SSAEM’은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국내외 관계자들이 대면으로 참가한 가운데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로 방식으로 진행됐다. 8개국 교육부 관계자, 교육교류 참가교사, 학생 등 150여 명이 참여했으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된 온라인 콘퍼런스에는 300여 명의 국내외 교사들이 참가했다.

특히 필리핀의 제라드 찬(Gerard L. Chan) 교육부 차관과 몽골의 간바야르 간볼드 (Ganbayar GANBOLD) 교육부 차관이 직접 참석해 참가 교사들을 격려했다. 또한 박지영 교육부 국제협력관, 테레사 디존 드 베가(Theresa Dizon-DeVega) 주한필리핀대사, 에끄 봉바타니(EK Vongvathany) 주한캄보디아 대사대리가 축사를 진행했다.

이번 ‘2022 SSAEM’은 특히 온라인 교육교류의 성과를 집약해 공유하는 자리였다. 올해는 파트너 학교 학생들이 직접 수행하는 ‘학생 교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일례로, 범지구적인 문제인 환경 문제에 대해 찬반 토론을 진행한 대전 삼천중학교 학생들과 불평등, 쓰레기 배출, 동물보호, 미디어 문해력 등 세계시민교육의 주요 주제에 대해 다양한 캠페인을 직접 진행한 시온고등학교 학생들이 양국 학생이 함께 한 교류 성과를 직접 선보였다.

참가자들이 주로 사례 발표를 진행하였던 기존 SSAEM 콘퍼런스와 달리 기존에 참여했던 교사 중 활발하게 후속 활동을 이어가는 선생님들을 연사로 초청하기도 했다. 이 초청 강연은 다양한 교육교류사업의 후속 활동 과정, 난관의 극복 방식, 성과 및 향후 계획 등을 공유함으로써 국내외 교사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영감을 주는 자리였다.

? 교육교류사업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 2023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중단했던 대면 교류를 3년만에 전면 재개할 예정이다. 팬데믹 기간 중 새롭게 시도해 수많은 성과들을 냈던 온라인 교류를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방식으로 진행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류의 장단점을 보완할 것이다. 온라인 교류를 확대해 참가 학교의 외연을 확장하고, 학생들이 파트너 학교의 학생들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확장할 계획이다.

코로나19가 남긴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못한 채 곳곳에 남아있다. 팬데믹은 국경 단절, 부적절한 미디어의 난립, 혐오와 불평등을 야기했다. 교육 분야에 있어서도 등교 중단, 학습 손실, 비대면 학습을 위한 기자재 환경 미흡으로 인한 불평등 문제가 심화됐다. 한국 선생님들을 협력국 곳곳에 파견해 현지 교육환경 연구를 토대로 한 교과목 심화 수업과 세계시민교육을 통해 현지 교육 시스템의 개선에 기여하겠다. 한국으로 초청한 협력국의 교사들 역시 한국 학교에서 우리 선생님과 학생들을 직접 만나며 국내 세계시민교육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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